사르토(Andrea del Sarto), <성모 마리아의 승천>, 362×209cm, 유채, 1512년경, 피티 궁전의 팔라틴 미술관, 피렌체, 이탈리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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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눈물로 이 얼굴 맑게 씻기어
- 성모 승천 대축일 아침에
주일미사를 피해 산으로 강으로 달아날 때, 어머니가 나를 따라왔습니다. “얘야, 신발은 신고 가야지. 옷차림이 그게 뭐니?”
주님에게서 도망치고 숨다가 구덩이에 빠져 매질을 당할 땐 어머니가 거기 계셨습니다. “채찍의 벌을 저에게 주십시오. 제 자식입니다.”
2천 년 전부터 나를 위해 웃고 우는 어머니, 죽은 자식의 몸을 끌어올리듯 어찌하여 나를 내버려두지 않습니까?
땅의 길이 저렇듯 지평선에서 끝날 때, 無垢한 하늘의 빛처럼 내 몸에 떨어지는 어머니의 눈물, 그 눈물로 방황의 험한 얼굴 맑게 씻기어 여름 꽃나무의 꽃빛을 바라봅니다.
가시에 찔린 상처 위에 면류관이 빛나듯 어머니, 당신께서 열어 주신 이 눈부신 아침,
아직도 애끓는 당신의 눈빛처럼 흔들리는 꽃빛들, 저 무수한 비바람의 얼룩진 길, 당신의 고통이자 축복 앞에 비로소 굴복하듯 땅바닥에 무너져 팔을 치켜듭니다.
오정국 다니엘│시인 |